전체| 1급| 2급| 3급| 4급| 5급| 6급| 7급| 8급

국선(國仙) 구참공을 깨우친 화랑 혜숙(惠宿)


긴장(緊張)한 어깨가 뜨거운 국물을 향해 바삐 종종 걸음 치는 엄동설한(嚴冬雪寒)이 찾아왔다.
이때쯤이면 화롯불 가장자리로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입가에 검정 숯 칠 듬뿍 칠한 채 누런 이빨로 깔깔대며 온 집이 떠나갈듯이 웃던 천국(天國) 바로 그것이었다.
() () () 가장 풍성(豊盛)행복감(幸福感)이 온 고을의 굴뚝 연기를 하얗게 뭉게뭉게 피어오르게 하였던 지상낙원(地上樂園)서라벌(徐羅伐) 곳곳에 묻어나던 때이기도 하다.
www.pjnonsul.com
   아침에 만난 조간신문(朝刊新聞)자신(自身)상류층(上流層)이라고 느끼는 사람이 2퍼센트에도 못 미치고, 약 50퍼센트 가까운 사람들이 하류층(下流層)이라고 생각한다는 어두운 기사(記事)가 눈길을 끈다.
사실유무(事實有無)를 떠나 매서운 칼바람 마냥 우리네 살림살이가 갈수록 퍽퍽해지는 것 같아 발걸음이 무겁다.
상황(狀況)이 이런대도 () 다단계(多段系) 사건(事件)연루(連累)사회지도층(社會指導層) 인사(人士)들의 부끄러움을 모르는 작태(作態)를 보면, 이 땅에 왜 화랑국선(花郞國仙) 정신(精神)이 다시 되살아나야만 하는 지를 절실(切實)표현(表現)하고 있다고 하겠다.


남산 기슭의 화랑교육원 전경

www.pjnonsul.com
   신라(新羅) 26대 진평왕(眞平王) 시절(時節) ()나라로 구법여행(求法旅行)을 다녀온 원광법사(圓光法師)가슬갑(嘉瑟岬)-운문사 동쪽 9,000보쯤 되는 곳에 가서현(加西峴) 혹은 가슬현(嘉瑟峴)이 있고 이 고개 북쪽 끝에 있는 절터가 바로 여기다.
삼국유사(三國遺事)의해(義解) 원광(圓光) 서학조(西學條)-에 머물고 있었다.
이때 사량부(沙梁部) 선비 귀산(貴山)은 같은 동네 추항(箒項)을 벗으로 삼아 서로 말하였다.
“우리들이 점잖은 선비들을 상대로 사귀기로 가약(可約)하지만 먼저 마음을 바로잡고 몸을 잘 가지지 않으면 옥을 가져올 염려가 있는지라 어찌 어진 분 곁에 가서 ()를 배우지 않을 것인가”하면서 원광법사(圓光法師)처소(處所)로 찾아가서 말하기를, “속세(俗世)의 선비로서 어리석고 유치(誘致)하여 아는 지식(知識)이 없사오니 바라옵건대 한 말씀 해주시면 죽을 때까지 계명(誡命)으로 삼겠습니다.”하였다.
이에 원광법사(圓光法師)는 자세를 바로하고 말하기를, “불교(佛敎)에는 보살(菩薩) 계명(誡命)이 있어 그것은 열 가지로 되어 있으나 너희들은 남의 신하(臣下)가 되었으니 아마도 지켜낼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 속세(俗世)의 다섯 가지 계명(誡命)이 있다.”하면서 그 다섯 가지 계명(誡命)을 말하여 주었다.


맨드라미가 화랑국선들 인양 자태를 뽐내고 있다.

www.pjnonsul.com
   첫째, 사군이충(事君以忠)-충성(忠誠)으로 임금을 섬기는 일이다. www.pjnonsul.com
   둘째, 사친이요(事親以孝)-효도(孝道)로써 부모를 섬기는 것이다. www.pjnonsul.com
   셋째, 교우이신(交友以信)-친구(親舊)와 사귀어 신의(信義)가 있음이다. www.pjnonsul.com
   넷째, 임전무퇴(臨戰無退)-싸움에 다다라서는 물러섬이 없는 것이다. www.pjnonsul.com
   다섯째, 살생유택(殺生有擇)-생물(生物)을 죽이는 데는 가려서 하라는 것이다. www.pjnonsul.com
   계명(誡命)을 받은 귀산(貴山)추항(箒項)은 다시 원광법사(圓光法師)에게 질문(質問)을 하였다.
“다른 것은 다 이미 잘 알겠사오나 생물(生物)을 죽이는 데는 가려서 하라는 말씀은 특히 깨닫지 못하겠습니다.”하니, 원광(圓光)이 말하기를, “여섯 가지 () 올리는 날과 봄 여름 철에 살생(殺生)을 않음은 때를 가리는 것을 말함이요, 부리는 짐승을 죽이지 않음은 말, 소, 닭, 개를 말함이요, 사소(些少)한 것들을 죽이지 않음은 한 점 고기 축에도 들지 못하는 것을 의미(意味)함이니 이는 물건(物件)을 가리는 것이다.
이 역시 그 소용(所用)되는 것만 하고 많은 살생(殺生)필요(必要)로 하지 않음이니 이것이 바로 세속(世俗)의 좋은 계명(誡命)이다.”라고 상세(詳細)하게 가르침을 주었다.
이에 귀산(貴山)추항(箒項)평생(平生)토록 좌우명(座右銘)을 삼기를 맹서(盟誓)하였다고『삼국유사(三國遺事)』는 ()한다.


선비의 상징인 능소화(화랑의 전통이 선비가 된 것은 아닐까?)

www.pjnonsul.com
   여기에서 귀산(貴山)추항(箒項)을 선비라고 ()하였지, 화랑(花郞)이라고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후사정(前後事情)을 보면 화랑국선(花郞國仙)이라고 보는데 무리가 없다고 생각된다.
신라(新羅)국초(國初)부터 내려오는 청소년(靑少年) 수련단체(修練團體)가 있었고, 이것을 23대 법흥왕대(法興王代) 1세 풍월주(風月主) 위화랑(魏花郞)으로부터 그의 이름을 따서 화랑(花郞)이라 하였다고『화랑세기(花郞世紀)』는 이야기 하고 있다.
물론『삼국사기(三國史記)』나『삼국유사(三國遺事)』는 24대 진흥왕대(眞興王代)에 와서 원화(源花)폐지(廢止)하고 화랑(花郞)을 두었다는 기록(記錄)이 보인다.
진흥왕(眞興王)법흥왕(法興王)의 아우 입종갈문왕(立宗葛文王)의 아들이니, 거의 같은 시대(時代)화랑(花郞)이라는 이름이 명명(命名)되었다고 보는 데는 무리가 없다.
www.pjnonsul.com
   26대 진평왕대(眞平王代)가 되면 화랑(花郞)국가(國家)직접(直接) 육성(育成)하여 그 규모(規模)가 빠르게 증가(增加)하였다.
귀산(貴山)추항(箒項)이 이 시대(時代)원광법사(圓光法師)를 찾아가 세속오계(世俗五戒)를 받았다는 것만 보아도 화랑출신(花郞出身)이었다는 추측(推測)가능(可能)하다고 하겠다. www.pjnonsul.com
   지금 세상(世上)에는 화랑(花郞)들의 세속오계(世俗五戒)와 같은 사회적(社會的)으로 약속(約束)규범(規範)이 사라진지가 오래이다.
또한 원광법사(圓光法師) 같은 나라의 큰 스승 역시 그 존재(存在)가 없어진지 무척 오래인 것 같다.
이제라도 화랑(花郞)들의 사상(思想)을 찾고 집대성(集大成)하여, 자라나는 후세(後世)들에게나마 올바른 정신함양(精神涵養)을 할 수 있는 규범(規範)을 만들어 줄 몫이 우리에게 있는 것은 아닐까.


앙증맞게 피어난 수련이 화랑들의 올곧은 정신을 말하는 듯하다.

www.pjnonsul.com
   『삼국유사(三國遺事)』에 그 본보기가 되는 사연(事緣)이 있어 소개(紹介)한다.
다 함께 음미(吟味)하여 현금(現今)과 같은 지도층(指導層)후안무치(厚顔無恥)질타(叱咤)하는 계기(契機)로 삼았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www.pjnonsul.com
   중 혜숙(惠宿)은 원래 화랑(花郞) 호세랑(好世郞)-울산 언양 천전리 각석(刻石)에 이름이 보인다-의 무리에 있었다.
어느 순간(瞬間) 자취를 감추어 황권(黃卷)-화랑들의 명부(名簿)-에서도 사라지게 되었다.
그로부터 안강현(安康縣) 적선촌(赤善村)에 숨어 산지가 20여년이 되었을 때, 국선(國仙)-화랑(花郞)의 우두머리- 구참공(瞿旵公)이 사냥을 하러 적선촌(赤善村)으로 왔다.
이에 혜숙(惠宿)구참공(瞿旵公)과 함께 사냥을 하여 고기를 굽고 삶아서 서로 먹기를 권하면서 즐겁게 배부르도록 먹었다.
고기를 다 먹은 후 혜숙(惠宿)구참공(瞿旵公)을 바라보며 말하기를, “지금 맛있고 싱싱한 고기가 여기 있으니 좀 더 드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하니, 구참공(瞿旵公)은 반가워하며 좋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혜숙(惠宿)은 자기 다리 살을 베어서 소반(小盤)에 올려놓아 바치니 옷에 붉은 피가 줄줄 흘렀다.
이것을 본 구참공(瞿旵公)이 깜짝 놀라 하는 말이, “이째서 이런 짓을 하느냐”하면서 화를 내었다.
혜숙(惠宿)은 꾸짖듯이 구참공(瞿旵公)을 바라보며, “처음에 제가 생각하기에 ()은 어진 사람이어서 능히 자기 몸을 미루어 물건(物件)에까지 미치리라 하여 따라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이 좋아하는 것을 살펴보니, 오직 죽이는 것만을 몹시 즐겨 해서 짐승을 죽여 자기 몸만 봉양(奉養)할 뿐이니 어찌 어진 사람이나 군자(君子)가 할 일이겠습니까. 이는 우리의 무리가 아닙니다.” 말하고 옷을 뿌리치며 가버렸다.
구참공(瞿旵公)은 몹시 부끄러워하면서 이 사실을 궁중(宮中)에 알렸다.
www.pjnonsul.com
   이 소식(消息)을 전해들은 진평왕(眞平王)사자(使者)를 보내어 그를 맞아오게 하였다.
혜숙(惠宿)을 찾던 사자(使者)여자(女子)침상(寢牀)에 누워 자고 있는 혜숙(惠宿)발견(發見)하고는 더럽게 여겨 그냥 돌아오고 말았다.
돌아오는 길에 사자(使者)는 다시 혜숙(惠宿)을 만났는데, 혜숙(惠宿)태연(泰然)하게 시주(施主)집에서 칠일재(七日齋)를 마치고 오는 길이라고 하였다.
사자(使者)확인(確認)해 보니 사실(事實)이었다고 한다. www.pjnonsul.com
   우리는 여기에서 화랑(花郞) 혜숙(惠宿)이 지키고자 하였던 것이 무엇이고, 그가 말하고자 했던 것이 무슨 말이었는지 확연(確然)하게 느낄 수 있다.
그는 비록 화랑(花郞)무리에서는 사라져 버렸지만 화랑(花郞)들이 지켜야만 하는 규범(規範)은 한 치의 게으름도 없이 몸소 실천(實踐)하고 있었던 것이다.


천전리 각석에 새겨진 ‘선랑’ 명문

www.pjnonsul.com
   이렇듯 서라벌(徐羅伐) 천년수도(千年首都)에는 가야할 길과 가지 말아야 할 길이 분명(分明)하게 각인(刻印)된 올곧은 정신세계(精神世界)존재(存在)하였고, 그들을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이 한 곳으로 매진(邁進)케 하여 삼한(三韓)병합(倂合)하기에 이른 것이다.
어느 승리(勝利)역사서(歷史書)에나 항상(恒常) 정신적(精神的) 승리(勝利)만이 진정(眞正)승리(勝利)라고 우리는 배우고 익혀 왔다.
아직은 늦은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더 이상의 추태(醜態)를 버리고, 모두 제자리로 돌아와 다 함께 두 손을 마주 잡고, 다시 한 번 새로운 서라벌(徐羅伐) 패러다임의 일원(一員)으로 거듭나기를 간절(懇切)히 바래본다.
춥다.
이 추운 바람이 지나가고 훈풍(薰風)이 봄바람과 날개 되어 서라벌(徐羅伐)을 감싸 안았으면 좋겠다.
본 사이트의 모든 기능 및 글에 대한 저작권 보호가 되어 있습니다. 필요하시면 연락을 바랍니다.   

본문의 한자
1.緊張  2.天國  3.豊盛  4.自身  5.記事  6.狀況  7.事件  8.人士  9.精神  10.切實  11.表現  12.新羅  13.圓光  14.處所  15.知識  16.佛敎  17.菩薩  18.臣下  19.事君以忠  20.忠誠  21.事親以孝  22.孝道  23.交友以信  24.親舊  25.信義  26.殺生有擇  27.生物  28.質問  29.些少  30.意味  31.物件  32.所用  33.必要  34.世俗  35.詳細  36.平生  37.盟誓  38.花郞  39.廢止  40.記錄  41.命名  42.直接  43.育成  44.規模  45.增加  46.推測  47.可能  48.世上  49.約束  50.規範  51.存在  52.思想  53.後世  54.吟味  55.現今  56.厚顔無恥  57.叱咤  58.契機  59.名簿  60.小盤  61.奉養  62.君子  63.宮中  64.使者  65.寢牀  66.發見  67.泰然  68.施主  69.確認  70.事實  71.確然  72.實踐  73.分明  74.邁進  75.恒常  76.眞正  77.醜態  78.懇切  79.薰風 



Copyright (c) 2016 pjnonsul All rights reserved. | 이메일 : master@badatime.com